내시경 검사는 소화기 질환 조기 진단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본적인 검사입니다. 그러나 위내시경이나 대장내시경을 앞두고 고혈압, 심장질환,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복용 중인 약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히 항응고제, 항혈전제, 인슐린, 경구 당뇨약 등은 검사 전후에 복용을 조절하지 않으면 출혈 위험이나 저혈당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내시경 검사 전 심장약과 당뇨약 복용법에 대해 병원 지침에 기반하여 상세히 안내드립니다.
심장질환 약 복용 시 고려사항 (항응고제, 항혈전제, 고혈압약)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보통 항혈전제(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등), 항응고제(와파린, 아픽사반, 리바록사반 등), 그리고 혈압강하제(베타차단제, 칼슘차단제 등)를 복용 중입니다. 이 중 내시경 검사와 가장 관련 깊은 약물은 항응고제와 항혈전제로, 이 약들은 출혈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검사 전 중단 여부를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조직검사나 용종절제술이 예정된 대장내시경의 경우 항응고제 복용자는 검사 수일 전부터 복용을 중단하거나, 위험도에 따라 저분자 헤파린으로 대체하는 '브리지 요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 위내시경이나 조직검사가 없는 검사라면 중단 없이 복용이 유지되기도 합니다. 아스피린은 최근에는 대부분의 경우 계속 복용하는 방향으로 가이드라인이 바뀌었지만, 용종 절제 등 출혈 위험이 있는 시술 전에는 일시 중단을 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혈압약의 경우 대체로 검사 당일 아침에도 소량의 물과 함께 복용을 지속합니다. 단, 일부 베타차단제나 이뇨제는 저혈압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검사 전 담당 내과의사나 검진의 와의 사전 조율이 필요합니다. 특히 수면내시경을 받을 경우 혈압 강하 효과가 과도해져 어지럼증이나 실신 위험이 있을 수 있으므로 약 조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환자가 복용 중인 약의 종류와 질환 상태에 따라 내시경 준비 방식은 달라질 수 있으며, 특히 심방세동, 심근경색, 스텐트 삽입 등의 병력이 있는 경우 약물 중단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으므로 절대 임의로 약을 끊어서는 안 됩니다. 정확한 약 복용 여부는 검사 예약 시 미리 병원에 알리고, 필요시 각 전문의와 협진을 통해 조율해야 합니다.
당뇨병 약 복용 가이드라인 (경구약, 인슐린)
당뇨병 환자는 내시경 검사 전 혈당 조절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검사 전 금식 상태에서 당뇨약을 그대로 복용할 경우, 심각한 저혈당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침 일찍 검사가 예정되어 있고, 당일 식사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대부분의 경구혈당강하제는 검사 당일 복용을 중단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대표적인 경구약 메트포르민(글루코파지)은 신장 기능과 관련된 유산증 위험 때문에 금식 시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으며, DPP-4 억제제, 설포닐유레아계 약물(글리메피리드 등)은 저혈당 유발 가능성이 있어 검사 당일 복용을 금지합니다. 다만, 복합제제를 복용하는 환자는 개별 성분별로 의사와 복용 여부를 상담해야 하며, 일부는 전날 저녁 복용까지 허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슐린 사용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기저 인슐린(롱액팅)은 평소보다 50~70% 용량으로 감량하여 투여하고, 속효성 인슐린은 아예 중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유는 금식 상태에서 평소처럼 인슐린을 투여하면 혈당이 과도하게 낮아져 심한 저혈당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령자나 저체중 환자는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반드시 사전에 내분비내과와 조율해야 합니다.
또한 대장내시경을 앞두고 장정결제를 복용하는 경우, 장운동으로 인해 체내 수분과 전해질이 불균형해지고, 흡수가 불규칙해지기 때문에 이 또한 혈당 조절을 어렵게 만듭니다. 따라서 검사 전날은 식단을 가볍게 하고, 고탄수화물보다는 당지수가 낮은 식품 위주로 섭취하며, 장정결제 복용 시간에 따라 약 복용 여부를 조절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뇨 환자 스스로의 자가 판단이 아닌, 전문의의 구체적인 지시에 따라 약 복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병원에 검사 예약 시 반드시 당뇨약 복용 사실을 알리고, 약 종류와 복용 시간을 명확히 공유해야 불의의 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약 복용 중단 시 유의사항 및 병원 커뮤니케이션 팁
심장약이나 당뇨약은 단순한 복용 습관이 아니라, 환자의 생명을 지탱하는 중요한 치료 수단입니다. 따라서 내시경 검사를 위해 복용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반드시 체계적인 계획과 전문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항목을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첫째, 검사 예약 시 복용 약 리스트를 병원에 공유해야 합니다. 병원에서는 해당 정보를 바탕으로 내시경 시행 전 항응고제 조절 여부, 당뇨약 중단 기간, 검사 시간 배정 등을 조율합니다. 심장질환자가 복용하는 약은 복잡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약 이름과 복용 시간을 정확히 기입해 전달해야 합니다.
둘째, 복용 중단이 필요한 약은 담당 진료과 의사와의 사전 협진이 필수입니다. 특히 와파린, 아픽사반, 클로피도그렐 등의 항응고제는 단순히 중단하기엔 혈전 형성 위험이 높기 때문에, 내시경 검진 전 약물 중단 후 다른 대체 약(헤파린 등)으로 전환하는 전략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를 ‘브리징 요법’이라 하며, 단순 검진과 달리 고위험 환자일수록 이 절차가 중요해집니다.
셋째, 검사 당일 병원 도착 후 반드시 약 복용 여부를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수면내시경을 받을 경우 저혈압이나 저혈당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간호사나 주치의에게 반드시 복용 유무를 전달하고 상태 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넷째, 검사 후 재복용 시기 역시 중요합니다. 단순히 ‘검사 끝났으니 다시 먹자’가 아니라, 마취가 완전히 풀린 후, 식사가 가능해진 후 복용을 시작해야 하며, 고혈압약, 당뇨약, 항응고제는 정확한 시간에 재복용해야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재복용 타이밍에 따라 출혈 위험이 다시 증가하거나, 반대로 고혈당·고혈압 상태가 지속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모든 정보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병원에서 제공하는 ‘검사 전 주의사항 안내서’를 꼼꼼히 읽고, 미리 궁금한 사항은 전화로 문의해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개인 복용약은 병원에 가져와 직접 보여주는 것도 정확한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내시경 검사는 많은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받는 검사지만, 심장질환이나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는 ‘약 복용 관리’가 중요한 안전 변수입니다. 무작정 중단하거나 복용하는 것이 아니라, 검사 종류와 상태에 따라 맞춤 조정이 필요합니다. 복용 중인 약 정보를 병원에 정확히 제공하고, 담당 의사와의 사전 상담을 통해 안전하고 정확한 검사를 진행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