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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결핍성 빈혈 vs 만성질환성 빈혈 관련 사진

     

    빈혈은 단순히 피로하거나 어지러운 증상이 아니라, 우리 몸의 산소 공급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철결핍성 빈혈과 만성질환성 빈혈은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원인과 치료법, 혈액검사 수치가 명확히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두 빈혈의 차이를 원인, 수치 특징, 대처법이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비교하며 정확한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원인의 차이: 왜 발생하는가?

    철결핍성 빈혈(Iron Deficiency Anemia, IDA)은 가장 흔한 형태의 빈혈로, 말 그대로 체내에 철분이 부족하여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철분은 적혈구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단백질인 헤모글로빈의 핵심 구성 요소입니다. 철분이 부족하면 헤모글로빈 합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산소 운반 능력이 저하되고, 이로 인해 피로, 창백함, 호흡곤란, 어지러움 등이 나타납니다.

    철결핍의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 영양 부족: 육류 섭취 부족, 극단적 채식, 잘못된 다이어트
    • 흡수 장애: 위 절제술 이후, 장 질환(예: 크론병, 셀리악병)
    • 출혈: 과다 월경, 소화기 출혈(위궤양, 치질, 대장용종 등)
    • 성장기/임신기 철분 요구량 증가: 어린이, 청소년, 임산부 등

    반면, 만성질환성 빈혈(Anemia of Chronic Disease, ACD)은 염증이나 만성 질환으로 인해 철분의 대사나 이용이 저하되면서 발생하는 빈혈입니다. 이 경우 철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철분이 ‘있어도’ 체내에서 잘 사용되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철분이 간이나 대식세포 안에 갇히고, 조혈 기능이 억제되기 때문입니다.

    ACD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자가면역질환: 류머티즘관절염, 전신홍반루푸스(SLE)
    • 만성 감염: 결핵, HIV, 간염 등
    • 암: 골수암, 림프종 등
    • 만성 신장질환: 조혈호르몬인 에리스로포이에틴(EPO) 결핍

    즉, 철결핍성 빈혈은 ‘철분이 정말 부족한’ 상태이고, 만성질환성 빈혈은 ‘철분이 있어도 못 쓰는’ 상태로 구분됩니다. 이 차이를 아는 것이 정확한 진단과 치료의 출발점입니다.

     

     

     

     

     

    수치 특징의 차이: 혈액검사로 구분하기

    빈혈의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는 혈액검사입니다. 특히 두 빈혈을 구분하려면 단순한 헤모글로빈 수치(Hb)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표를 종합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아래는 대표적인 혈액검사 지표와 각 빈혈에서 나타나는 특징입니다.

    항목 철결핍성 빈혈 만성질환성 빈혈
    헤모글로빈(Hb) 낮음 낮음
    평균적혈구용적(MCV) ↓ (소구성) 정상이거나 ↓
    혈청 철분 ↓ 또는 정상
    혈청 페리틴(저장철) ↓↓↓ 정상 또는 ↑
    총철결합능(TIBC)
    트랜스페린포화도(TSAT)
    염증 수치(CRP, ESR) 정상 ↑↑

    철결핍성 빈혈의 특징은 저 페리틴, 고 TIBC, 낮은 철분 수치가 뚜렷합니다. 페리틴은 체내 철분 저장량을 나타내며, 수치가 15 ng/mL 이하라면 철결핍성 빈혈로 간주됩니다. 반면 만성질환성 빈혈은 염증 반응으로 인해 간에서 페리틴 수치가 상승하고, 철분 이용 효율이 떨어지며 TIBC는 오히려 낮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페리틴 수치만으로 진단하지 말 것입니다. 만성 염증이 있는 사람은 페리틴 수치가 높아도 실질적인 철분 결핍 상태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다른 지표들과 함께 종합 해석이 필요합니다.

    또한, ACD는 골수에서 적혈구를 만드는 조혈 기능 자체가 억제되기 때문에 망상적혈구 수치도 낮은 편입니다. 반면 IDA에서는 철분 보충만 해도 조혈이 빠르게 회복되며 망상적혈구 수치가 상승합니다.

     

     

     

     

     

    대처법의 차이: 어떻게 치료해야 하나?

    진단이 다르면 치료도 달라집니다. 철결핍성 빈혈과 만성질환성 빈혈은 치료 접근법이 근본적으로 다르며, 오히려 잘못된 치료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철결핍성 빈혈의 치료 원칙은 철분 보충입니다.

    • 경구 철분제 복용: 공복 복용이 흡수율에 유리하지만 부작용이 있다면 식후 복용도 고려합니다.
    • 비타민 C 병용: 철분 흡수를 돕기 위해 함께 섭취합니다.
    • 식이요법: 간, 붉은 고기, 달걀, 해산물 등 헴철 위주의 섭취 권장.
    • 주사제 투여: 흡수장애, 위장관 질환, 중증 빈혈 시 정맥 주사 고려.

    만성질환성 빈혈의 치료는 원인 질환의 관리가 우선입니다.

    • 염증 및 기저 질환 조절: 자가면역질환, 감염, 암 등 적극적 치료
    • 에리스로포이에틴(EPO) 투여: 만성 신부전 환자에게 효과적
    • 선택적 철분 보충: 숨겨진 철결핍이 의심되는 경우 정밀 검사 후 제한적 투여
    • 항염증 식단 병행: 오메가 3, 식이섬유, 항산화 식품 섭취 권장

    가장 중요한 점은 철결핍성 빈혈처럼 ACD를 철분제로만 치료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과도한 철분은 간에 축적되어 독성이 생길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의 진단을 바탕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철결핍성 빈혈과 만성질환성 빈혈은 겉보기에 비슷해 보여도 원인, 수치, 치료가 전혀 다릅니다. 단순히 피로하다고 철분제를 복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본인의 증상과 병력에 맞는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방식으로 수치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전문 상담을 통해 건강한 혈액을 유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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